미꾸라지 키우기 / 수돗물 정수기물 미꾸리

나는 미꾸라지를 키운다. 내가 미꾸라지를 키운다고 하면 주변의 반응들은 크게 다르지 않다. “와, 나 미꾸라지 키운다는 사람 처음봤어!” “미꾸라지..? 추어ㅌ..” 지금 누구 앞에서 어디 그런말을 하냐며 반박하면 더이상 추어탕의 추자도 꺼내지 않는 것이 특징. 아닌 사람도 있음.
쨌든 굉장히 특이한 일인가보다.

내가 미꾸라지를 키우게 된 이유를 설명하자면 우리 집 금기어인 ㅊㅇㅌ에서 비롯된게 맞긴 하다. 우리 아부지께서 지인분께 봉다리에 가득 담긴 미꾸라지 수백마리를 받아오셨다. 자신들이 어떤 결말을 맞을지도 모르고 힘껏 꾸물거리는 엄청난 수의 생명들 앞에 나는 절로 숙연해졌다. 그들을 커다란 냄비로 옮기셨을때 있는 힘껏 튀어올라 물밖 세상에 지느러미를 철썩이는 커다란 미꾸라지 한 마리와 그 속에서 어리둥절하게 몸을 휘적이는 조그만 미꾸라지 한 마리가 눈에 들어왔다. 그 순간 나는 왠지 그들에게 구원자라도 된 듯이 무언가에게 그런 존재가 되고 싶었다는 듯이 건져올렸다. 다른 미꾸라지 두 마리도 함께.

요약하자면, 미꾸라지 총 4마리와 함께 하게 되었다는 의미.

이름은 [돌,강,물,풀] 자연에서 따온 이름을 지어주었다. 그리고 급하게 마트에서 플라스틱 통을 사고, 다이소에서 어항 꾸미는 용품들 사와서 넣어주었다.
미꾸라지는 특유의 질긴 생명력으로 인해서 수돗물도, 정수기 물도 괜찮다는 인터넷 정보를 보고 그냥 수돗물을 넣어주었다. 아직까지 잘 지낸다.

그렇게 미꾸라지와 함께 한 지도 벌써,, 130일차

그동안 강이와 풀이를 떠나보내고 현재 돌이와 물이만 남았다. 이렇게 미꾸리들과 함께하며 미운 정, 고운 정이 들어 이젠 함께하는 동반자가 되었다.

미꾸라지 키우기 편 [끝]
To be continued-